
“뿌리가 썩어 나무가 다 쓰러지고 있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저와 노조의 갈등을 풀 수 있게 법무부의 적극적이고 확실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한국소년보호협회 김기남 이사장의 호소는 단호하면서 분명했다. 어떤 사안은 너무 구체적이라 ‘사실을 기사로 어떻게 전달할지’ 기자로서 고민이 될 정도였다.
“부당노동행위인가, 협회 정상화 위한 자구책인가”
지난 4일, 의왕시 오봉산길에 위치한 재단법인 한국소년보호협회 정문에 마이크를 잡은 남자는 “화성센터 18명 정원 중 작년에만 13명이 퇴사하고, 1명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올해도 직장 내 괴롭힘을 참다못해 1명이 퇴사하고, 1명은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근 1년 동안에 18명 정원 중 88.9%인 16명이 퇴사를 하거나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과연 노조의 말대로 표적해고가 맞을까? 급하게 해고를 통보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있었을까? 이사장이 자기 마음대로 규정을 바꾸었을까? 이 모든 게 확실하다면 법무부의 지원이 부당할 뿐만 아니라 한국소년보호협회의 존립 자체도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지 않겠는가.
이에 대해 김기남 이사장은 “이 모든 건 지난 20여 년 동안 쌓인 갈등과 적폐의 민낯”이라고 운을 뗐다. 김 이사장은 “협회 이사장의 권한이 얼마나 막강할 수 있기에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직원들을 부당하게 해고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협회를 떠난 분들은 계약 만료로 재계약이 안 되었거나 징계위원회의 적법한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화성센터는 협회 조직 중 가장 많은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하는 곳인데, 현재 실평균 보호인원이 정원대비 30% 미만인 10명 내외로 운영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센터 간부들과의 지속적인 회의로 조직진단 과정을 거쳐 해결잭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본부 사무국장의 대직 발령이나 수당 지급의 근거는?
노조는 “협회 본부 직제에 ‘사무국장’에 관한 직급은 없으며, 없는 직위를 임위적으로 만들어 대직수당을 지급한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남 이사장은 “어떤 이사장이 자기 마음대로 없는 직급을 만들고 수당을 지급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소연하면서 “최 사무국장의 발령은 비상근이었던 이사장이 상근직으로 바뀌었으며, 사무총장의 부재로 협회 본부 업무와 사업기관 주요 업무 진행에 있어 업무를 총괄할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기존 조직도에 사무총장이 있지만, 이사장이 상근하면서 사무총장을 임명하기엔 조직의 부담이 될 테고, 이를 대신할 역할로 사무국장이 적합하겠다고 판단하였다”면서 “이사장의 역할은 협회의 기관에 대한 경영과 기획총괄 및 책임, 대외활동을 통한 홍보 및 확장 등 협회 위상정립이 우선인데, 이를 도와줄 내부의 업무담당자가 필요했고, 그가 바로 사무국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들도 사무총장이나 사무국장을 두고 있는데, 법무부와의 초기 협의단계에서 추천받은 최 행정팀장을 대직 역할자로 임명하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청소년단체협의회나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한국청소년연맹, 한국청소년정책연대에는 사무총장을 두고 있으며,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나 서울시청소년시설협회에는 사무국장 있는 실정이다.
대직수당이 부당지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기남 이사장은 “직제인사보수규정 제43조(보수 및 수당) 제1항 ‘직원에 대한 보수 지급 기준은 이사장이 따로 정한다’와 제4항의 ‘직책별로 지급하는 수당에 대해서는 이사장이 별도로 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급하였다”고 설명하며 “최 사무국장을 7월 10일자로 인사발령한 후 대직수당을 협회 본부 특별관리수당 2급 기준으로 월 40만원씩 5개월 동안 총 2,283,871원을 지급하였다”며 “기존 직제대로 사무총장을 채용을 하였다면 2019년 기준 최소 연 6,700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협회 재정에 큰 어려움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소년보호협회 김기남 이사장은 “화성센터의 ‘관리부장’ 인사발령도 본부의 사무국장과 비슷한 맥락”이라면서 “화성센터의 문제 해결 위한 업무추진 상 직무 독려 차원의 직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가 화성센터의 정상화와 한 단계 발전 위한 당연히 필요한 지출이었다”며 “예산이 조금이라도 공적업무 추진이 아닌 개인의 사적이익 위해 사용되었다면 당연히 그 책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출원생들의 자립과 취업, 창업 지원해야”
김기남 이사장은 “우리 협회의 존재 이유는 출원생들의 자립을 위한 것”이라며 “그들의 취업이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역할과 업무에 따라 조금이나마 대가를 지급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털어놨다.
김 이사장은 “협회가 출범할 당시 재단법인으로 시작한 것은 민간의 헌신과 봉사 정신, 시대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민간조직의 장점을 살리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며 “하지만 20여 년이 지나면서 본래 취지나 목적에 맞게 장점을 살리기 보다는 조직원 개인의 안위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한 일터로 존재해 온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협회에 온 것은 협회의 목적과 취지에 공감했고, 그 일에 비전을 봤기 때문”이라면서 “이사장 취임 후에 여러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이 죄송하지만, 썩어가는 나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으니 법무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진정한 파트너십을 보여주길 간청한다”고 덧붙였다.
4일 집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한국소년보호협회지부가 주최했다. 노조 지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설립했고, 지부장 송 모씨는 같은 해 3월에 입사해 올해 3월 1일자로 만 1년을 채우고 현재 퇴사한 상태다. 한국소년보호협회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근로자에 대한 근무실적과 직무수행능력 등을 최종 평가하여 계약연장을 평가하였고, 이에 따라 송 지부장은 최종적으로 계약관계가 종료하였다. 이를 노조에서는 부당해고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